태국생활

달콤쌉싸름한 문화차이와 적응기🌴

wasana 2024. 10. 12. 11:20


남녀가 만나면 서로 맞는 부분도 있고 안 맞는 부분도 있는 법이죠. 특히 국제결혼에서는 나라마다 장단점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태국 여인과의 생활에서 느낀 점을 풀어 보려고 합니다.

샤워  


태국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샤워해!"입니다. 저는 아침 출근 전에 샤워를 꼭 하지만, 저녁에는 땀을 흘리지 않으면 생략할 때도 있죠. 지금은 재택근무 중이라 아침에 세수만 하고 저녁에 샤워하는데, 아내는 하루에 두 번은 기본이라고 강조합니다.  
"한국은 추운 나라니까 하루 한 번이 기본이야."라고 해도 아내는 "여기는 더운 태국이야!"라며 저를 압박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습관이라고 해도 안 통합니다.

빨래  


혼자 오래 살다 보니 빨래하는 것엔 익숙한데, 태국에 정착하고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빨래가 제게 즐거움이 됐습니다. 특히 태국은 햇볕이 좋고 건기가 있어서 빨래가 잘 말라요. 그런데 아내는 한 번 입은 옷은 무조건 빨래를 해야 한다고 고집했죠. 그 덕에 저는 입을 옷이 없어 난감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속옷과 양말은 매일 빨지만, 다른 옷은 내가 직접 빨래통에 넣겠다고 몇번 말한 후에야 갈등이 풀렸습니다.

수건  


나는 한 번 쓰고 나면 수건을 세탁해야 하는데, 태국 사람들은 수건 하나를 여러 번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는 집에 수건이 없어 당황했지만, 태국에서는 그게 일반적이더군요. 그래서 태국에 정착할 때는 수건을 많이 사둬야 했습니다.

그 이유는 태국이 습기가 적고 더운 날씨 덕분에 수건이 잘 마르고, 눅눅해지거나 냄새 나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내 이름은 '오빠'


태국에서는 본명보다 별명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직장이나 공삭적인 자리에서도 본명이 아닌 별명을 부르는 경우가 많죠. 이는 태국 문화에서 본명이 길고 발음이 복잡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짧고 발음하기 쉬운 별명을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태국 사람들은 부모가 지어준 별명 또는 본인이 지은 별명을 평생 사용하는데 직장에서 부르는 별명과 집에서 부르는 별명이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연애할 때부터 아내는 저를 '오빠'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친구들이나 심지어 부모님까지도 저를 '오빠'라고 부르는 겁니다. 그럴 때마다 이름을 가르쳐줬지만, 태국 사람들도 한국 이름 외우기가 어렵나 봅니다.

일본 아니메 마루코는 아홉살(ちびまる子ちゃん)에서 할아버지가 막내 손녀 마루코의 입장에서 첫째 손녀를 오네짱(お姉ちゃん, 언니), 며느리를 오까상(お母さん, 엄마)이라고 부르는 거랑 다르지 않아 어느덧 익숙해졌습니다.

식사


동거를 시작할 때부터 "식사는 당신 의무가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라고 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혼자 생활했기 때문에, 제가 원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었죠.
아내가 대학 졸업하고 계속 직장을 다녀서 요리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아내가 요리하는 걸 보고 놀랐습니다. 의외로 요리를 잘하더군요!  

집을 얻어 입주했을 때 저는 제일 먼저 바베큐 그릴을 샀는데 아내는 무가타용 전기 그릴을 구입했습니다. 그래서 가끔 퇴근길에 장을 봐서 둘이 오붓하게 테라스에서 무가타에 맥주를 마시곤했습니다.

저는 아내의 요리 중에 모닝글로리(공심채 볶음), 배추 돼지고기 볶음, 치킨 윙 그리고 돼지고기 죽이 맛있습니다. 그래서 먹을 때마다 저희 아버지도 좋아하실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발음  

”굿모닝-굿또 모닝구, 터널-톤네루“처럼 한국 사람이 일본 사람들의 영어 발음을 놀리는 경우가 많지만, 태국에서는 오히려 한국 사람이 발음으로 놀림을 받습니다.
예전에 한태 커플이 같이 술을 마셨는데 태국 아내 둘이서 한국 남편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발음에 관해서는 “아디다-스!”, “핑-크!”로 발음한다고 자신들은 발음하지 않는 마지막 어미를 강조하며 웃더군요.


가족


태국에서 가장 감동을 받은 부분은 가족에 대한 사랑입니다. 아내는 시골에 가면 항상 외할아버지에게 붙어 다니며, 마사지를 해 드리고 식사를 챙겨 드리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저녁이면 가족은 물론 마을 사람들까지 모여서 함께 할아버지와 시간을 보내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도 이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됐습니다.

향년 95세로 올해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이처럼 문화 차이는 불편함 보다 즐거움이 더 많았습니다. 이번 경험담을 통해 태국 여인과의 생활이 어떤지, 또 문화적 차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조금이나마 공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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